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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참 쓸쓸한 일 / 詩 김종숙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6. 6. 6.

 

참 쓸쓸한 일 / 김종숙

 

책 속의 글씨는 문득 지워지지

작은 마른 꽃 하나 그곳에 숨어 있다

세상 그 어떤 화사한 꽃보다

애틋하게 여윈, 나의 소중한 기억이다

 

바람 몹시 부는 날

하얀 목화 한 송이 들고 가

가만히 안겨준 적이 있었다

 

혼자 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연보랏빛 구절초 좋아하는 마음을

그에게 들킨 적도 있었다

잘 익은 꽃씨가 툭, 하고 떨어지듯

그가 문득 그리워진다

 

바람도 구름도 그를 본 적 없다며

무심하게 고개를 가로젓는 날

이제 기별조차 닿지 않는 그가

내 안에서 자꾸만 부끄러워진다

 

그리워하는 일조차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 되는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https://youtu.be/u7HmVlzi2BQ?si=AbJym-2pXawveY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