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참 쓸쓸한 일 / 詩 김종숙 ♥
책 속의 글씨는 문득 지워지지
작은 마른 꽃 하나 그곳에 숨어 있다
세상 그 어떤 화사한 꽃보다
애틋하게 여윈, 나의 소중한 기억이다
바람 몹시 부는 날
하얀 목화 한 송이 들고 가
가만히 안겨준 적이 있었다
혼자 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연보랏빛 구절초 좋아하는 마음을
그에게 들킨 적도 있었다
잘 익은 꽃씨가 툭, 하고 떨어지듯
그가 문득 그리워진다
바람도 구름도 그를 본 적 없다며
무심하게 고개를 가로젓는 날
이제 기별조차 닿지 않는 그가
내 안에서 자꾸만 부끄러워진다
그리워하는 일조차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 되는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https://youtu.be/u7HmVlzi2BQ?si=AbJym-2pXawveY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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