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음의 시(詩)
“아버지의 등/하청호”“아버지의 밥그릇/안효희”(영상시 첨부)
choijooly
2025. 1. 15. 13:35
♥“아버지의 등/하청호”♥
아버지의 등에서는
늘 땀 냄새가 났다.
내가 아플 때도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지만
아버지는 울지 않고
등에서는 땀 냄새만 났다.
나는 이제야 알았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아버지는 속으로 운다는 것을
그 속울음이
아버지 등의 땀인 것을
땀 냄새가 속울음인 것을...
♥ 아버지의 밥그릇/안효희 ♥
언발, 이블 속으로 밀어 넣으면
봉분같은 아버지 밥그릇이 쓰러졌다.
늦은 밤 발씻는 아버지 곁에서
부쩍 말라가는 정강이를 보며
나는 수건을 들고 서 있었다.
아버지가 아랫목에 앉고서야 이붙은 걷히고
사각종이 약을 펴듯 담요의 귀를 폈다.
계란부침 한 종지 환한 밥상에서
아버지는 언제나 밥을 남겼고
우리들이 나눠먹은 그 쌀밥은 달았다.
이제 아랫목이 없는 보일러방
홑이블 밑으로 발 밀어 넣으면
아버지,그때 쓰러진 밥그릇으로
말없이 누워 계신다
https://youtu.be/j2yxJWHn1sA?si=GUjxVoX2FHLyO2V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