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를 아시나요?/허진수 (영상글 첨부)
♥ 기러기를 아시나요?/허진수 ♥
겨울이 오기전 늦가을막바지에
우리는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날 아가는 기러기떼를 본다.
무리가 많든 적든 기러기들은
한결같이 똑같은 모양으로 날아간다.
V자의 상하를 뒤집어 놓은 모양,
즉 건물의 뾰족한 첨탑모양으로 대형을 이뤄
'끼륵끼륵' 기러기 특유의 소리를 내며 쉼없이 창공을 난다.
어찌보면 기러기들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체로 목적지까지 천몇백 km를 날아간다니
보통 강행군이 아니다.
단순하게 보면 철새의 이동,
조류의 본능이라고만 생각하면 되지만
기러기떼들의 질서를 알고나서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맨앞에서 날아가는 대장 기러기는
바람의 저항을 100% 받게 되지만
좌우 양옆에서 뒤따르는 기러기는
바람의 저항을 30% 정도 받는다고 한다.
조류 관찰학자들이 연구한 결과다.
그럼 인솔자인 대장 기러기가 지칠땐 어떻게 될까?
그럴 땐 양옆에서 뒤따르던 기러기중 한 마리와 교대하고
자신은 맨 뒤로 가서 체력을 덜 소모하며...날게된다
무리중 어느 한마리가 병들거나 부상한 기러기가 생기면
기러기들은 어떻게 대처할까?
그럴땐 문제가 생긴 기러기 한 마리를
그냥 내버려 두지않고 동료 기러기를 한 마리 이상 남겨 둔다.
그 한 마리가 나을때까지 같이 있어 주고 돌보아주는 것이다.
물론 아프거나 부상한기러 기가 죽어버리면
남아 있던 기러기도 할 수 없이 떠날 게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기러기들에게감 탄하는 이유다.
우리 인간들 보다 지능이 한참 떨어지는 미물이지만
구성원에 대한 끈끈한 동료애가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엔 어려운 이웃이 꽤 있다.
소년 소녀 가장, 고아, 독거 노인, 노숙자,
길거리에서 멍석 깔아 놓고 구걸하는 걸인 등등..
사람들은 먹고 살기 바빠서,
앞 가림하기 바빠서 이들이 남이라고.
내일이 아니라고 눈돌리기 십상인데
기러기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 기특하기까지 하다.
우리사회에는 부자도 아니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남몰래 도와 주는
마음 따스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필자는 이러한 사람들을 기러기형 인간이라 부르고 싶다.
기러기 떼들의
조직적인 규율과 따뜻한 동료애를 알고나서
나는 늦가을 창공을 가르는 기러기떼를
훈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https://youtu.be/4UMJtD9SwGE?si=AiugHnlLWYIJbN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