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음의 시(詩)

어머니의 눈물 / 오선 이민숙 (영상시 첨부)

choijooly 2025. 5. 9. 11:13

 

♥ 어머니의 눈물 / 오선 이민숙 ♥

 

무엇하나 넉넉하지 못했던 시절

가난은 누구를 탓할 것인가

 

어린 자식들은 올망 졸망

엄마 젖줄만 서로 차지하려고

앙탈을 부리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내게 엄마는 요술 방망이 같이

조르기만 하면 뚝딱해결하는

그저 하늘이고 땅이었습니다

 

엄마 품에 안겨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고

볼을 비비고 눈을 맞추면

 

한숨대신

나를 더 꼭 안아 주셨습니다

어떤 날은 돌아 앉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는 모습을 보고는

 

의아한 마음에

“엄마 무슨 일 있었어요”

“아니다 눈에 뭐가 들어갔다”

어른이 되고서야 알았습니다

 

혼자 견디어야 했던 질곡의 삶은

눈물과 땀방울로 척박한 땅을 적시고

약속의 땅에 씨앗을 심고 거두는

그 고된 생을 어찌 사쎴습니까

 

지독하게 살림을 챙기고 검소했던 어머니를

사춘기 때쯤

나는 절대로

엄마처럼 구질구질하게 살지 않을거라

다짐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른이 되었을 때

비로소 뼈를 깎는

그 지독한 어머니의 손이 아니라면

 

우리 육 남매

반듯하게 키워 낼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하니

먹먹했습니다

 

엄마의 가계부는

촘촘한 일상이 톱니바퀴 돌아가듯

하나라도 채워지지 않으면

멈춤 거 같은 시계바늘 같이

인생살이가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른이 되고 이따금 어깨를 들썩이던

어머니 모습 떠올리면

이제야 그 답을 찾아보곤 합니다

 

절대로 어머니같이 살지 않겠다던

나는 어쩌면 꼭 어머니를 닮아있습니다

 

아니 어머니 보다 더 살림을 챙기고

아옹다옹 세상 숲에서 바둥거리며

인정을 나누는 지도 모릅니다

 

때론 하늘이 두쪽이 나도 단호하게 거절을 하고

때론 눈시울이 붉도록 풍어주시고

세상 지혜 가르치시던 어머니

교과서에도 없던 삶의 길 남가셨습니다

 

조금씩 손해보고 살아라

약속한 말은 꼭 지켜라

반드시 부지런해라

남을 탓하지 마라

진실해라

 

어머님의 가르침 모두 다 받았다면

더 부지런하고 더 따뜻한 사람이

되었을 것 같은데

 

어머님의 눈물로 낳아주신 내 삶이

때론 숙연해 집니다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https://youtu.be/TgXF1ks7TFo?si=0Ntpnn2FO40tIu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