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젖지 않는 마음 / 나희덕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4. 5. 11.

 

♥ 젖지 않는 마음 / 나희덕 ♥

​​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 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 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에 젖었습니다

 

젖는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젖지않는마음 ㅣ #나희덕 ㅣ #낭독도도엄마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