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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234

절대 고독 / 김현승 (영상시 첨부) ♥ 절대 고독 / 김현승 ♥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내가 만지는 손 끝에서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내가 만지는 손 끝에서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따스한 체온을 느낀다.​이체온으로 나는 내게서 끝나는나의 영원을 외로이 내 가슴에 품어 준다.​그리고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내 언어의 날개들을내 손끝에서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내고 만다.​나는 내게서 끝나는아름다운 영원을내 주름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더 나아갈 수도 없는 나의 손끝에서드디어 입을 다문다....나의 시(詩)와 함께.절대 고독 - 김현승 (youtube.com) 2024. 6. 19.
중요한 것은 / 엘렌 바스 (영상시 첨부) ♥ 중요한 것은 / 엘렌 바스 ♥중요한 것은삶을 사랑하는 것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라지고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맬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그 열대의 더위로 숨막히게 하고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폐보다는 아가미로 숨쉬는 것이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짓이당신을 내리누를 때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내지,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삶을 부여잡고,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그래, 너를 받아들일거야너를 다시 사랑할거야엘렌 바스 〈중요한 것은〉 낭송_김혜자 (yo.. 2024. 6. 18.
더 큰 당신/손종일 (영상시 첨부) ♥ 더 큰 당신/손종일 ♥ 몇 날은 거쳐제 안에서당신을 쫓아내는힘겨운 일을 거듭하고 이제야다 끝이 났다고돌아와보니당신을 밀어낸 자리에더 큰 당신의 크기가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도저히 물러설 수 없다는나쁜 습관이 되살아오고 당신의 일에당신의 의미로서제가 당신이 되고자다시 기울이는 마음 끝으로바람만 따라와 울고 있습니다더 큰 당신 - 손종일 (youtube.com) 2024. 6. 17.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영상시 첨부) ♥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 날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잎새에 이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새벽이슬에 새벽하늘이 다 젖었다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youtube.com) 2024. 6. 16.
즐거운 편지 / 황동규 (영상시 첨부) ♥ 즐거운 편지 / 황동규 ♥ 내 그대를 생각함은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사소한 일일 것이나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속을헤매일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내 사랑도 언제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그동안에 눈이 그치고꽃이 피어나고낙엽이 떨어지고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즐거운 편지 - 황동규 (youtube.com) 2024. 6. 15.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원태연(영상시 첨부)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원태연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그렇게 따뜻하고 눈물이 나올 만큼 나를 아껴줬던 사람입니다.우리 서로 인연이 아니라서 이렇게 된 거지,눈 씻고 찾아봐도내겐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따뜻한 눈으로나를 봐줬던 사람입니다.어쩜 그렇게 눈빛이 따스했는지내가 무슨 짓을 하고 살아도이 사람은 이해해주겠구나생각들게 해주던,자기 몸 아픈 것보다내 몸 더 챙겼던 사람입니다. 세상에서,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유일하게 나를 사랑해 주었던 한 사람입니다.내가 감기로 고생할 때내 기침 소리에그 사람 하도 가슴 아파해기침 한 번 마음껏 못하게 해주던 그런 사람입니다. 지금 그사람나름대로 얼마나가슴 삭히며 살고 있겠습니까?자기가 알 텐데.내가 지금 어떻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수 없을 텐데... 2024.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