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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마음의 비타민 글

할머니의 의자 (영상글 첨부)

by choijooly 2024. 5. 20.

 

♥ 할머니의 의자

 

어느집 앞마당에 오랜 세월동안
낡은 의자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 집의 나이 많은 할머니는

매일 마당에 나와 의자에 기 대어 앉아
먼 하늘을 쳐다보면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의자와 함께 지냈습니다.

친구가 그리운 할머니는 때때로

의자를 친구삼아 젊었 을 때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기도 했습니다.

의자는 항상 할머니의 얘기를
듣기만 할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의자는 할머 니에게 있어서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장 소중한 친구였습 니다.

그러던 어느날 건강이 좋지않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날이 바뀌어도 그 의자에는

아무도 앉을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비록 낡기는 했지만 할머니가 앉아 있을 때에는

편 안하고 예뻐 보이는 의자였지만
이제는 텅 빈 의자가 너무 초라해 보이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의자의 주인이었던 할머니가 떠나고 안 계시니
그 낡은 의자가 버려지는 건 시간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도

그 의자는 버려지지 않고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 않았는 데도
할머니 대신 할머니의 자손들이 번갈아 가며

홀로 있는 의자를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할머니의 아들,딸들이 번갈아가며 그 의자에 기대어 앉아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또 그 다음날은 할머니의 손자,손녀들이 의자주위를 뛰어다니며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마치 의자가 할머니의 소중한 유산이기나 한 듯 소중히 여기며
할머니 대신 매일 의자를 지켰습니다.

날이 갈수록 의자는 칠도 벗겨지고
더 낡아져 갔지만 어느 누구도 그 의자를

내다 버리자고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하늘나라에 계신 할머니는
매일 이곳을 찾아와서 옛날과 같이 변함없이 의자에 앉아
여전히 이 의자를 지키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좋은 글> 중에서--

[이의선낭독] 할머니의 의자 ~이종수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