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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마음의 비타민 글

부부의 하루는 일일 드라마(수필)/문보근(영상글 첨부)

by choijooly 2025. 1. 19.

 

♥부부의 하루는 일일 드라마(수필)/문보근♥


부부로 늙어 간다는 것은
함께 펄펄 끓다가 함께 틈 드는 일이다

부부의 삶이란

재방송이 없는 장편 드라마를
쉼없이 쓰는 일이다

그래서 부부의 하루는 일일드라마다

친구 모임이 있었다
술기운이 건하게 오르자
한 친구가 자신의 아내에 대하여 말했다

내 아내는 항상 내 밥을 먼저 퍼주는데
그 의도를 모르겠어 하며
그런 아내가 섭섭하다고 했다

그게 섭섭해야 할 일이냐고 묻자 친구는 말했다

"밥 푸는 순서대로 죽는다고 하더라"

친구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내가 남편보다 오래 살고 싶어
남편 밥을 먼저 푼다고,

나는 이렇게 이해했다
말기암 환자라서 좋은 뜻으로 하는

아내의행동에도 저리도 예민해지는구나,

문득 떠올랐다
할아버지,할머니 그리고....
밥 푼 순서대로 돌아가신 분들이 떠올랐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요즘 들어와서는
부쩍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는 나였지만

밥 푸는 순서대로 죽더라, 라는
친구의말이 신경이 쓰이는 까닭은 왜일까

사실 밥 푸는 순서대로 죽는다면
어머니는 우리가 죽은후에 돌아가셨어야했다
어머니는 우리 밥을 다 푸신 후에
당신 밥은 나중에 푸셨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왔을 때
때마침 아내는 밥을 푸고 있었다
유심히 지켜보았다
아내는 먼저 푼 밥을 내 앞에 놓는다

그럴 리가 없다 하면서도 나는 물었다
내 밥을 먼저 푸는 이유가 뭔지,

아내는웃기만했다
조용히 설거지를 마친 아내는

나에게 유튜브 영상을보여주었다

제목은"밥 푸는 순서"였다

"밥푸는 순서대로 죽는다고 하더라"하시며
밥 풀 때 당신의 밥을 먼저 푸시는 친정어머니,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 그 말이 생각난 딸은
고민에 빠진다

남편과 자신과 둘중에
누구의 밥을 먼저 퍼야하는지 고민하다가
남편의 밥을 먼저 푸기로 하는 아내,

홀아비 삼년이면 이가 서말이고
과부 삼년이면 깨가 서말이라는 옛말이 있듯
뒷바리지 해 줄 아내없는 남편이
한없이 처량할 것 같아서이다

만에 하나 남편이 아프면 어찌하겠는가
남편을 앞세운 내 마음은
아픔이 크겠지만

내가 더 오래살아 남편을 끝까지 보살피다가
남편이 먼저 떠난 후에 나는
떠난 남편 뒤를 따라갔으면 좋겠다

물론 남편은 모른다
이런 심정으로
남편의 밥을 푸고 있는 내 마음을....

아내가 먼저 푼 밥을 남편 앞에 놓으며
"밥 푸는 순서" 영상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면서 끝이 났다

가슴 뭉클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영상이 끝난지 한참을 지나도
나는 멍허니 있었다

내가 더욱 그랬던 것은
그 심정으로 줄곧 내밥을 퍼왔을 아내
마음이 아릿해 온다

아내가 빨리 보고 싶었지만
머리를 돌려 옆에있는 아내를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울꺽했기에,

남편에게 아내는 무엇인가
아내는 둥지다.
그 둥지에 남편은 파랑새다

생각이든다 아름답다 라는 말
감동적이다 라는 말,어떠한 수식어에도
아내의 마음은 그 이상이다

잠시 침묵은 흐르고 따뜻한 손이

내손을 꼭잡아 온다
아내의손 아주따뜻하다,

아내와 함께한 오늘하루
아내와 내가 함께 만든
우리 부부의 일일 드라마는 감동적이였다

오늘밤도 별빛이 찬란할 것이다
아내의 마음처럼.....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아내들의 마음처럼,

이 글은 좋은글 "밥푸 는순서"란 글의 내용이
일부인용 되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오늘 / 문 보근 ♥

 

나는 내가

오늘에 있다는 것에 눈물 겨울 때 있다

나에게 오늘이 없었다면

화려한 어제,원대한 내일의 꿈도

어여쁜 애인도 나에게는 없는 것이다

 

오늘이 나에게 주는 혜택이 실로 클 것이다

 

돌아선 사랑을 되돌려 놓을수 있고

어디던 다시 갈 수 있고

무엇이던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짓던 새장을 마무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채소와 풀이 다르듯

오늘과 하루 사이에 내가 오늘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괜찮은 노래다

 

그리고 나이만 많은 소년인 내가

되늦게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하루는 어제로 사라지지만

오늘은 우주와 함께 왔고

우주가 사라질 때 까지 영원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제야 이것을 알았는지

지금 안 것을 그때 알았다면

진작에 맛있는 포도주를 왜 못 마셨는지

단 한번도 상처에 꽃 피우지 못했는지

내가 나를 책망할 필요가 없는 것은

 

어제와 내일 그리고 하루도 아닌

우주보다 더 큰 오늘에 내가 있다

https://youtu.be/S2-nrB5avAo?si=etmIqoB_zV0IySX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