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염 같은 사랑 /김현수 ♥
아침에 일어나면
어김없이 자라난 수염
오랜 세월
함께 동고동락 했어 일까
슬쩍 손으로 만져보면
정겹기도 하지만
부드러움이 싫지는 않다
오래전
듬성듬성 난 수염이
너무 싫었던 적이 있다
족집게로 매일
하나 둘 뽑아 내다보니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삶이 바빳던 탓일까
어느덧 숫자도 많아지고
영역도 넓어져
손을 댈 수가 없다
아무 말없이
밤 낮 쉬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수염
사랑도 수염처럼
보이지 않는 시간에
가슴속에서
쑥쑥 자라나는 건 아닐까
♥ 주말의 당신 생각/김현수 ♥
바쯘 오전 일을 마치고
터덕터덕 숨을 몰이쉬며
집에 도착한 뒤
피곤을 덜어내 보려
설탕 듬뿍 넣은
커피 한잔 타 마셔 보지만
몸의 피로도
마음의 피로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봄이지만
여름 같은 더위에
창문을 활짝열고 밖을 보니
반가운 봄바람이
내 온몸에 파고든다
저 멀리 밭 둑에는
쭈그리고 앉은 아주머니가
쑥인지 냉이인지
분주히 손을 움직이며
무언ㅁ가를 비닐봉지에 담는다
그러다 문득 혹 당신도
양지바른 곳에 앉아
나를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은근히
그러길 바라는
욕심이었을까
왠지 쑥스러워
그만 피씩 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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