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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김현수의 마음의 글

수염 같은 사랑/주말의 당신 생각/김현수(영상글 첨부)

by choijooly 2023. 5. 16.

 

♥ 수염 같은 사랑 /김현수 ♥

 

아침에 일어나면

어김없이 자라난 수염

 

오랜 세월

함께 동고동락 했어 일까

 

슬쩍 손으로 만져보면

정겹기도 하지만

부드러움이 싫지는 않다

 

오래전

듬성듬성 난 수염이

너무 싫었던 적이 있다

 

족집게로 매일

하나 둘 뽑아 내다보니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삶이 바빳던 탓일까

어느덧 숫자도 많아지고

 

영역도 넓어져

손을 댈 수가 없다

 

아무 말없이

밤 낮 쉬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수염

 

사랑도 수염처럼

보이지 않는 시간에

 

가슴속에서

쑥쑥 자라나는 건 아닐까

♥ 주말의 당신 생각/김현수 ♥

 

바쯘 오전 일을 마치고

터덕터덕 숨을 몰이쉬며

집에 도착한 뒤

 

피곤을 덜어내 보려

설탕 듬뿍 넣은

커피 한잔 타 마셔 보지만

 

몸의 피로도

마음의 피로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봄이지만

여름 같은 더위에

창문을 활짝열고 밖을 보니

 

반가운 봄바람이

내 온몸에 파고든다

 

저 멀리 밭 둑에는

쭈그리고 앉은 아주머니가

 

쑥인지 냉이인지

분주히 손을 움직이며

무언ㅁ가를 비닐봉지에 담는다

 

그러다 문득 혹 당신도

양지바른 곳에 앉아

나를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은근히

그러길 바라는

욕심이었을까

 

왠지 쑥스러워

그만 피씩 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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