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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가을 바람 / 이해인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3. 9. 19.

 

♥ 가을 바람 / 이해인 ♥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 없어 눈이 맑았던

어린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

친구여 ..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 져야겠구나 ,

 

남은 시간 아껴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 때마다

한 웅쿰의 시들을

쏟아 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가고

가을 깊어가네

내 나이 늦가을쯤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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