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 / 윤동주 ♥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을 돌담을 끼고 갑니다
.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평생 간직하고픈 시 - 윤동주 '길' (youtube.com)
'미음의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서설 / 문병란 (영상글 첨부) (13) | 2024.02.17 |
---|---|
산다는 건 / 심성보 (영상시 첨부) (11) | 2024.02.16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박용재(영상시 첨부) (11) | 2024.02.14 |
그래도 사랑 / 윤보영 (영상시 첨부) (11) | 2024.02.13 |
설날 아침에 / 김종길(영상시 첨부) (10) | 2024.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