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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박인환(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4. 2. 21.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 박인환♥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가느다란 일 년의 안젤루스

 

어두워지면 길목에서 울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숲속에서 들리는 목소리

그의 얼굴은 죽은 시인이었다

 

늙은 언덕 밑

피로한 계절과 부서진 악기

 

모이면 지난 날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저만이 슬프다고

 

가난을 등지고 노래도 잃은

안개 속으로 들어간 사람아

 

이렇게 밝은 밤이면

빛나는 수목樹木이 그립다

 

바람이 찾아와 문은 열리고

찬 눈은 가슴에 떨어진다

 

힘없이 반항하던 나는

겨울이라 떠나지 못하겠다

 

밤새 우는 가로등

무엇을 기다리나

 

나도 서 있다

무한한 과실만 먹고

평생 간직하고픈 시 - 박인환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