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youtube.com)
'미음의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화의 걸음걸이 / 나희덕 영상시 첨부) (16) | 2024.08.21 |
---|---|
들꽃처럼 살리라./전해정 (영상시 첨부) (20) | 2024.08.20 |
사람의 됨됨이 / 박경리 (영상시 첨부) (16) | 2024.08.16 |
태양의 계절 / 김사랑 (영상시 첨부) (16) | 2024.08.15 |
추억을 더듬으며 /해인 손옥희 (영상시 첨부) (19) | 2024.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