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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그곳, 아우내강의 노을 /신언관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4. 11. 17.

 

♥ 그곳, 아우내강의 노을 /신언관 ♥

 

저 강물 속에 남겨놓고 떠난 것은

핏빛 정열의 적막함이 아니라

아직도 감춰야 할 약속,

강물을 거슬러 조급히 떼 지어 가는

물오리들의 물살도 금새 사라지고

홀로 튀어오른 잉어의 울음도

아우내강의 노을이 삼켜버렸다

 

저 강물 속에 남겨놓고 떠난 것은

붉디붉은 그리움이 타버린 애석함이 아니라

숨막히는 간절한 소망,

감히 거둘 수 없었던 외침도

메아리 없이 강변 갈대숲으로 사라지고

어느 틈 잠시 눈 감은 사이

어둠이 노을의 강을 삼켜버렸다

 

돌아볼 수 없는

찾을 수도 없는

기억의 아픔을 어찌 품고 살아가랴

강은 흐르고 노을은 빛을 잃어가고

동쪽 잣고개 위로 떠오는데

[그곳, 아우내강의 노을] 신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