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 아우내강의 노을 /신언관 ♥
저 강물 속에 남겨놓고 떠난 것은
핏빛 정열의 적막함이 아니라
아직도 감춰야 할 약속,
강물을 거슬러 조급히 떼 지어 가는
물오리들의 물살도 금새 사라지고
홀로 튀어오른 잉어의 울음도
아우내강의 노을이 삼켜버렸다
저 강물 속에 남겨놓고 떠난 것은
붉디붉은 그리움이 타버린 애석함이 아니라
숨막히는 간절한 소망,
감히 거둘 수 없었던 외침도
메아리 없이 강변 갈대숲으로 사라지고
어느 틈 잠시 눈 감은 사이
어둠이 노을의 강을 삼켜버렸다
돌아볼 수 없는
찾을 수도 없는
기억의 아픔을 어찌 품고 살아가랴
강은 흐르고 노을은 빛을 잃어가고
동쪽 잣고개 위로 떠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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