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란 고무줄 같은 것 / 문보근♥
세상에 권태기 한번 없는
부부가 어디 있으랴
부부로 오래오래 살면서
위기 한번 맞은적이 없었던 부부가
어디있으랴
미워하다,그리워하기를 반복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정은 들고
못 보고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결혼으로 하나가 된 부부,
그러나 몰랐던 것이
살면서 알게 된 것은
부부는 절대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
그 사실을 알게 되는 날
때늦은 후회는 시작되었지만
천생연분은 그런 거라는 뜻도 알게 돼
실망에 날들을 잊는 부부
명산도 자꾸 보면
거기가 거기인 것처럼
첫날밤 뛰었던 설렘은 몇 년도 안돼 식어가고
부부의 애정 전선에 권태기가 찾아와
하루하루가 간당간당해지는 부부,
예쁜 꽃잎도 썩으면 벌레가 끌듯이
위기와 권태기가 거듭되면서
이혼이란 불청객이 달콤하게 꼬드기지만
슬픔이 가득 차 있을 자식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생각을 다잡는 부부,
하지만 부부의 삶은곳곳이 지뢰밭
참고 살자로 봉합되었기에
언제터질지 모르는 부부의 위기,
좋은 책을 읽어도
좋은시를 읽어도 도움은 되지 않아
여전히 불안한 부부의 나날
전생의 원수가 이승에서
부부가 된다는 말은 있지만
전생에서 애틋한 연분이 있어야
부부로 이승에서 만난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단풍이 물든 호숫가 밴치에 앉아
정담을 나누는 허연 노부부를 보며
커플티에 청바지 입고 오솔길을 다정히 걷는
아직은 앳된 황 혼부부가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부부라 면피할 수 없는 권태기는
어쩌면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
그러기에 그 해결책을 찾는다면
그 해결책도 자연스러워야 하리라,
아침에 다투던 부부가 오후에
각자 동창 모임에 참석했다
아내는 동창 모임에서
쌀쌀맞게 대했던 남자 동창이
버젓한 기업 대표 되어 앞에 나타났을 때
셀러리맨인 남편이 떠올라
아내는 기죽은 채
집에 돌아와 신세 한탄하다가 생각한다
그래도많은여자중에서
나를선택해준남편이었는데
그래도 처 자식을 위해 고된 직장을
한결같이 출근한 남편이 었는데
그래도 나의 흰머리를 뽑으며
늙는것에 안타까워해 준 남편이었는데
신발을 미리 사놓고
첫아이 기다렸던 정이 많고 따뜻한
남편이 었기에
내가 먼저 죽게되면
묘소에 꽃 들고 와 실컷 울어 줄
남편이기에
그런 남편한테
내가 왜 신세 한탄을 하는 건지
친구 숙자를 보아
친구 남편은 능력있고 명예도 있지만
매일 친구 숙자를
외릅게 만드는 숙자 남편
나는 행복에 겨운 거지
우리 남편 최고,
남편은 동창 모임에서
냉정히 돌려 보냈던 여자 동창이
성공한 모델이 되어 앞에 나타났을 때
펑퍼짐한 아내를생각하며
남편은 힘없이
집에 돌아와 여자 동창을 떠올리다 생각했다
그래도 자식교육 하나는
똑 부러지게 시킨 아내였는데
그래도 넉넉지 않지만
살림 하나는 확실히 해준 아내였는데
그래도 싫다는 내색 한마디 없이
무던히도 참고산 아내였는데
아침마다
나한테 먹일 쌀을 씻었던
아내였기에
고비마다
내 목을 끌어안고 울어준
아내였기에
그런 아내를 놔두고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친구 형기를 보아
자식과 남편을 뒷전으로 하고
마사지니 쇼핑이니
매일 친구들과 쏘 다니는 친구 아내
그런 친구 아내 비하면
내 아내 같은 여자는 없는 거라고
감격하는 남편
그런 남편
그런 아내가 함께하는 밤은
핑크색으로 물들어 가고....
아,부부란 고무줄 같은 것
끊어질 듯 멀어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고무줄 같은 것이
부부란 것을....
--<감동 좋은 글> 중에서--
https://youtu.be/6M-PbK7UdM4?si=crCFnMFNjlJkRD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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