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곶 바람 / 강봉수 ♥
쏴아쏴아 구령바람
사박사박 발 바람
스걱스걱 숨 바람
거억거억 울음 바람
섬에는 바람만 가득하다
성산 구좌 함덕 조천 애월 한경 안덕
인기척 없는 곶자왈 숲
불 칸 자리마다 흘러내린
붉은 생채기 뼈 조각들이
바람이 되었다
흐린 날엔
횃불 든 도채비가
중산간 산허리를 서성이고
비라도 내리면 숲이 파도로 분다
침묵 속에 경기(驚氣)든 섬 땅 사람들은
바람 부는 날에 태어나고
바람 부는 날에 넋을 빼앗기고
바람 부는 날에 죽임을 당했다
그 뼈마디 사이에는 피바람이 몰아쳤다
곶자왈 숲에는 그날 바람이 오늘도 걸어온다
https://youtu.be/cpqCslWFUQY?si=Cjqof6wxODND96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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