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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시(詩)를 읽는다 / 박완서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5. 5. 4.

 

♥ 시(詩)를 읽는다 / 박완서 ♥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 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 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 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https://youtu.be/z-yVsIyiNBE?si=hptqx3i8J-2agRx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