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이 가는 소리 / 오광수 ♥
싱싱한 한 마리 고래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지나 마흔 쉰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 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뿐 이라는 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쉰살이되면아무것도
잡을것없어생이가벼워질까
사랑에 못 박히는 것 조차
바람결에 맡길 수 있을까
쉰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 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 세월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 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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