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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시를 읽는다 / 박완서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4. 8. 8.


♥ 시를 읽는다 / 박완서 ♥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따숩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 피고 낙엽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시를 읽는다 - 박완서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