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며드는 것/ 안도현 ♥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에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 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 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 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끄고 잘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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