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작은 들꽃 / 조병화(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3. 7. 10.

 

♥ 작은 들꽃 / 조병화 ♥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

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단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

욕심의 시작일 뿐

부자유스러운 부질없는 인간들의 일이란다.

 

넓은 하늘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느냐.

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

훨훨 떠가는 구름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

 

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존재를 축복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오래

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

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

 

실로 고마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

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짧은 세상에서

이만하면 행복이잖니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갖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 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시낭송]#작은들꽃#조병화(낭송:봉경미/음악:손방원팬플룻)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