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봄날 - 문창호지 / 詩 최승태 ♥
슬며시 어릴 적 기억으로는
간들바람 살랑살랑 불고
햇살 총총히 맑은 봄날에는
하얀 문창호지 바르는 날이다
허리 굽은 할매는 주름진 손으로
빛바랜 창호지를 살뜰히도 뜯었고
어머니는 숯검뎅이 아궁이에서
고운 밀가루로 윤기나는 풀을 지었다
참견하기 좋아하는 동네아재들이
뭔 일인가 싶어 하나둘 모여들고
아버지는 눈치 한번 힐끗 보고
한가로이 노니는 애꿎은 암탉을 잡았다
시끌벅적 막걸리가 몇 순배 돌고
앞산 진달래졸음에서 깨어날 즈음
창초한 흰색으로 자태를 드러냈고
그 수수한 여백에 하늘마져 웃었다
마당가 간들바람 살랑살랑 불고
햇살이 가지런히 맑은 봄날에는
뽀얀 문창호지 바르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바람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https://youtu.be/aFNW7zJTK4U?si=No2eTtmk1XPrBv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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