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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봄날 - 문창호지 / 詩 최승태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6. 5. 4.

 

♥ 봄날 - 문창호지 / 詩 최승태 ♥

슬며시 어릴 적 기억으로는

​간들바람 살랑살랑 불고

​햇살 총총히 맑은 봄날에는

하얀 ​문창호지 바르는 날이다​

​허리 굽은 할매는 주름진 손으로

​빛바랜 창호지를 살뜰히도 뜯었고

​어머니는 숯검뎅이 아궁이에서

​고운 밀가루로 윤기나는 풀을 지었다

​참견하기 좋아하는 동네아재들이​

​뭔 일인가 싶어 하나둘 모여들고

​아버지는 눈치 한번 힐끗 보고

​한가로이 노니는 애꿎은 암탉을 잡았다​

​시끌벅적 막걸리가 몇 순배 돌고

앞산 진달래졸음에서 깨어날 즈음

창초한 흰색으로 자태를 드러냈고

​그 수수한 여백에 하늘마져 웃었다

마당가 ​간들바람 살랑살랑 불고

​햇살이 가지런히 맑은 봄날에는

뽀얀 ​문창호지 바르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바람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https://youtu.be/aFNW7zJTK4U?si=No2eTtmk1XPrBvH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