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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구부러진 길 / 이준관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3. 4. 1.

 

♥구부러진길 / 이준관♥

​​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힘든 삶을 살아온 당신을 위한시ㅣ구부러진 길 ㅣ이준관ㅣ김용택 추천시ㅣ교과서시ㅣ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