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의 고독/詩 천준집 ♥
등 뒤에 짊어진 짐이 없을까만은
등이 휘어지는 건 중년이라 그럴까
바람 한 점에도 휘청거리고
내리는 가랑비에도 마음이 젖는
나는 고독한 중년이어라.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울컥, 목이 메는 건 중년이라 그럴까
사람이 산다는 건, 다 똑같은 것인데
유독 나만 가슴을 찌르듯 아파지는 건
아마도 중년이라 그럴까
유난히 침묵이 드리우는 밤이면
그리운 얼굴 가슴에 파고들어
넘치듯 출렁이는 외로운 알갱이들
상념(想念)에 잠긴 뿌리 깊은 고독
그래, 이 몹쓸 고독을 버릴 수만 있다면
빈 술잔에 채워지는 술처럼
누군가를 내 가슴속에 담을 수만 있다면
한평생 살아가는 길
더는 고독하지 않을 터인데
나 이렇게 혼자 외로움으로
정녕, 중년에 꽃을 피울 수는
없는 것인가
중년에 고독한 이여 나에게로 다가오라
우리가 서로의 가슴을 나눌 수 있다면
서로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면
너와 나 고독의 늪에서
헤집고 나올 수 있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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