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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봄 날 / 정호승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4. 3. 14.

 

 

♥봄 날 / 정호승♥

내 목숨을 버리지 않아도
천지에 냉이꽃은

하얗게 피었읍니다

그 아무도 자기의 목숨을

버리지 않아도
천지는 개동백꽃으로

붉게 물들었읍니다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무심코 새 한 마리가

자리를 옮겨 가는 동안

우리들 인생도

어느새 날이 저물고
까치집도 비에 젖는 밤이

계속되었읍니다

내 무덤가

나뭇가지 위에 앉은
새들의 새똥이

아름다운 봄날이 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보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이

더 아름다왔읍니다

내 목숨을 버리지 않아도
천지에 냉이꽃은

하얗게 피었읍니다

그 아무도 자기의 목숨을

버리지 않아도
천지는 개동백꽃으로

붉게 물들었읍니다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무심코 새 한 마리가

자리를 옮겨 가는 동안

우리들 인생도

어느새 날이 저물고
까치집도 비에 젖는 밤이

계속되었읍니다

내 무덤가

나뭇가지 위에 앉은
새들의 새똥이 아름다운

봄날이 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보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이

더 아름다왔읍니다

봄날 / 정호승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