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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4. 6. 4.

 

♥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통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 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은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 유정희낭송 / 안영숙영상 (이별 슬픔 그리움에 관하여)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