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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가을 일기 / 이해인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4. 11. 3.

 

 

 

가을 일기 / 이해인

 

잎새와의 이별에

나무들은 저마다

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

시로 물든 내 마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

너를 향한 그리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없어도

늘 함께 있는 너에게

가을 내내 단풍 위에 썼던

고운 편지들이

한 잎 한 잎 떨어지고 있구나

지상에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붉게 물들었던 아픔들이

소리 없이 무너져 내려

새로운 별로 솟아오르는 기쁨을

나는 어느새

기다리고 있구나

가을일기 -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