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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행 복 / 유치환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4. 10. 31.

 


♥ 행 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 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에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 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 하였네라.

행복/유치환 시, 김현서 낭송, 김현서 감성아틀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