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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후조 / 김남조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6. 5. 9.

 

♥ 후조 / 김남조 ♥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마주 불러볼 정다운 이름도 없이 ​

 

잠시 만난 우리

오랜 이별 앞에 섰다 ​

 

갓 추수를 해들인

허허로운 밭이랑에

노을을 등진 긴 그림자 모양

외로이 당신을 생각해 온

이 한철 ​

 

삶의 백가지 간난을 견딘다 해도

못내 이것만은 두려워했음이라

눈 멀 듯 보고지은 마음

신의 보태심 없는 그리움의

벌이여

이 타는 듯한 갈망 ​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

 

우리

다 같이 늙어진 어느 훗날에

그 전날 잠시 창문에서 울던

어여쁘디 어여쁜

후조라고나 할까 ​

 

옛날 그 옛날에

이러한 사람이 있었더니라

애뜯는 한 마음이 있었더니라

이렇게 죄 없는

얘기거리라도 될까 ​

 

우리들 이제

오랜 이별 앞에 섰다

https://youtu.be/oZfw__FejjM?si=IVwasUZP5CYw1y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