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된 거지/김현수 (영상글 첨부)

 

♥ 그러면 된 거지/김현수 ♥

 

저녘 노을이

붉게 물들었다가

어둠 컴컴한 밤 하늘에

자리를 양보해 주듯

 

가을 햇살에

누렇게 채색되어

볼품없으면 어떠한가

그래도 사랑합니다

 

그대가

청명한 가을 하늘의

맑은 마음으로

뿌연 내 마음을 닦아주었기에

 

더욱더 내 마음이

투명해졌잖은가

그러면 된 거지

 

힘없이

길 바닥에 널브러져

이 발길 저 발길에 차이면 어떠한가

그래도 사랑합니다

 

푸르름으로

정성 들여 사랑해 주고

 

향기로운 꽃 마음으로

끊임없이

용기와 희망을 주지 않았던가

그러면 된 거지

 

빛을 잃고

새벽 이슬에 눅눅히 젖어

눈길 한번 받지 못하면 어떠한가

그래도 사랑합니다

 

잘 익은 탐스러움으로

넉넉한 마음을

가득가득 채워주고

 

울긋불긋 고운 마음으로

욕심을 비워내주지 않았던가

그러면 된거지

 

세상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밟혀

어스러지면 또 어떠한가

그래도 사랑합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 낼 수 있게

따뜻한 마음으로

힘과 용기를 주지 않았던가

그러면 된거지

 

낙엽이 수북히 쌓여

가을 냄새거

물씬 풍기듯

 

아픈 기억

슬픈 기억만

가슴에 수북히 쌓였으면 어떠한가

그래도 사랑합니다

 

이름 한번

부르는 것 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말함에 부담을 주지 않아

세상 시름 다 잊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그러면 된거지

 

겨울의 찬 바람에

가을이 자리를 얄보하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듯

 

아쉬움에

애달픈 그리움의 노래만

부르면 어떠한가

그래도 사랑합니다

 

그대의 달콤하고 촉촉한 노래가

내 몸을 휘어 감아

내 마음이 따뜻해 지고

 

그대의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에

나는 세상의 모든 행복을

다 가진 것처럼

 

싱글 벙글

행복하게 웃게 되는 것을

그러면 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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