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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

무릎 잠 / 김락향 (영상시 첨부)

by choijooly 2025. 3. 1.

 

무릎 잠 / 김락향

 

꽃 피우지 못한다고 베인 지

어느덧 두 해가 지났습니다.

 

언젠가부터 누군가 발을 씻을 때마다

굳어 딱딱해진 내 상처에 걸터앉았습니다.

 

상처에 닿은 따뜻한 온기가 좋아 의자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무릎 잠을 자던 어느 날

몸속에서 움찔거리는 힘을 느꼈습니다.

 

움찔거림이 커질 때마다 느껴지는 떨림이

꽃을 피우던 기억도 다 잊었는데

자꾸 수액을 끌어올렸습니다.

 

겨울은 모질게 추웠으나

나뭇잎 당겨 덮고 눈 끌어모아

아무도 모르게 땅속으로 길을 냈습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속도로 깨어나는 기억

봄볕이 유난히 곱던 날

누군가 반가운 소리로 나를 불러주었습니다.

 

그제야 내가 매화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https://youtu.be/M9PXZLv_JjU?si=iQ9k9NB_ZFpgvPZ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