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 잠 / 김락향 ♥
꽃 피우지 못한다고 베인 지
어느덧 두 해가 지났습니다.
언젠가부터 누군가 발을 씻을 때마다
굳어 딱딱해진 내 상처에 걸터앉았습니다.
상처에 닿은 따뜻한 온기가 좋아 의자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무릎 잠을 자던 어느 날
몸속에서 움찔거리는 힘을 느꼈습니다.
움찔거림이 커질 때마다 느껴지는 떨림이
꽃을 피우던 기억도 다 잊었는데
자꾸 수액을 끌어올렸습니다.
겨울은 모질게 추웠으나
나뭇잎 당겨 덮고 눈 끌어모아
아무도 모르게 땅속으로 길을 냈습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속도로 깨어나는 기억
봄볕이 유난히 곱던 날
누군가 반가운 소리로 나를 불러주었습니다.
그제야 내가 매화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https://youtu.be/M9PXZLv_JjU?si=iQ9k9NB_ZFpgvPZC
'미음의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 차한잔 하실까요/풀꽃 한명희 (영상시 첨부) (12) | 2025.03.03 |
---|---|
늙어보니 / 석당 윤석구 (영상시 첨부) (9) | 2025.03.02 |
봄 날 / 詩 김주옥 (영상시 첨부) (12) | 2025.02.28 |
고맙소 / 詩 이중환 (영상시 첨부) (18) | 2025.02.27 |
사랑의 기도 / 해인 손옥희 (영상시 첨부) (14) | 2025.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