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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미음의 시(詩)380

다시 사랑해야 되지 않을까/오선 이민숙(영상시 첨부) ♥ 다시 사랑해야 되지 않을까/오선 이민숙 ♥  별 무리가허무로 내려앉아 가슴을 쓸어내린 날들부질없는 상념에 긴 시간을 무엇을 남기고어디로 갔을까온몸 구석구석 둔한 흔적귀가 닫혀 듣지 못한 이유요군살 낀 혜안으로 바르게 보지 못한 이유요마음의 각질이 이끼 된 이유다녹이 슬고 빛을 잃은 생각을 고집한 탓이요가시 돋는 말, 빈말과 참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이유요돌다리를 두드리듯 오고 가는 길들고 나는 길을 단단히 살피지 못한 이유다군살 낀 혜안도 각질 낀 마음도고장 난 시계 위를 걷던 우매함이라도눈 흘리는 마음 다독이듯 보듬어다시 사랑해야 되지 않을까다시 사랑해야 되지 않을까| |시:오선 이민숙| |낭송 :은재 장지연| |수원 FM 라디오 소개| 2024. 10. 29.
그런 사람 / 류시화 (영상시 첨부) ♥ 그런 사람 / 류시화 ♥ 봄이면 꽃마다 찾아가 칭찬해 주는 사람 남모르는 상처 입었어도어투에 가시가 박혀 있지 않은 사람 숨결과 웃음이 잇닿아 잇는 사람자신이 아픔이면서 그 아픔의치료제임을 아는 사람 이따금 방문하는 슬픔 맞아들이되기쁨의 촉수 부러뜨리지 않는 사람 한때 부서져서 온전해질 수 있게 된 사람 사탕수수처럼 심이 거칠어도존재 어느 층에 단맛을 간직한 사람좋아하는 것 더 오래 좋아하기 위해거리를 둘 줄 아는 사람 어느 길을 가든 자신 안으로도 길을 내는 사람누구에게나 자기 영혼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내어 주는 사람 아직 그래 본 적 없지만새알을 품을 수 있는 사람하나의 얼굴 찾아서지상에 많은 발자국 낸 사람 세상이 요구하는 삶이자신에게 너무 작다는 걸 아는 사람어디에 있든 자신 안의 고요 잃지 .. 2024. 10. 28.
쉼표 / 조미하 (영상시 첨부) ♥ 쉼표 / 조미하 ♥ 무엇이 그리 바쁘던가한번쯤 쉬어가면 어떠리 기계도 기름칠하고 쉬게해줘야별 무리 없이 잘 돌아가지 않는가 너무 많은 걸 짊어지고하나라도 내리 놓으면큰 일날 듯하지말자. 어차피 빈손으로 왔다빈손으로 가는 것을... 한번쯤 모두 내려놓고 쉬어가자. 잠시 찍어보는내 삶의 쉼표는 어떤가 브레이크 없는 내 삶이너무 안쓰럽지 않은가(좋은글) 쉼표 2024. 10. 27.
가을 편지 / 양광모 (영상시 첨부) ♥ 가을 편지 / 양광모 ♥9월과 11월 사이에당신이 있네시리도록 푸른 하늘을천진한 웃음 지으며 종일토록 거니는흰 구름 속에아직은 녹색이 창창한 나뭇잎 사이저 홀로 먼저 얼굴 붉어진단풍잎 속에이윽고 인적 끊긴 공원 벤치 위맑은 눈물처럼 떨어져 내리는마른 낙엽 속에잘 찾아오시라 새벽 창가에 밝혀 놓은작은 촛불의 파르르 떨리는불꽃 그림자 속에아침이면 어느 순간에나 문득 찾아와터질 듯 가슴 한껏 부풀려 놓으며살랑 살랑거리는 바람의 속삭임 속에9월과 11월 사이에언제나 가을 같은 당신이 있네언제나 당신 같은 가을이 있네신이시여,이 여인의 숨결 멈출 때까지나 10월에 살게 하소서가을 편지 2024. 10. 25.
10월의 기도 / 이해인 (영상시 첨부) ♥ 10월의 기도 / 이해인 ♥언제나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좋은 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사람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타인에게 마음의 짐이 되는 말로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상처를 받았다기보다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먼저 생각하게 하소서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변함없는 마음으로 한결같은 사람으로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마음에 욕심을 품으며 살게 하지 마시고비워두는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시고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게 하소서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10월에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2024. 10. 23.
가을 속으로 / 시인 홍사윤 (영상시 첨부) ♥ 가을 속으로 / 시인 홍사윤 ♥ ​열병 앓던 뜨거운 여름가을 잎 찬바람에매미 울음소리 잠이 들고우듬지 나뭇잎 사리오갈바람이 불어온다 햇살이 따사로운 대지풍년을 부르는 노랫소리에오곡백과 무르 익으며가을이 온다고뀌뚜라미 우는 밤​​입추의 문이 열리는 계절가슴으로 스며드는 찬바람에코트 깃을 올리고낙엽 위를 걷는 발자국 따라 내 마음은뀌뚜라미 둥근 달을 보고구슬프게 울어대는가을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가을 속으로―홍사윤 (youtube.com) 2024.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