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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Gachen-佳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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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잠 / 김락향 (영상시 첨부) ♥ 무릎 잠 / 김락향 ♥ 꽃 피우지 못한다고 베인 지 어느덧 두 해가 지났습니다. 언젠가부터 누군가 발을 씻을 때마다 굳어 딱딱해진 내 상처에 걸터앉았습니다.  상처에 닿은 따뜻한 온기가 좋아 의자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무릎 잠을 자던 어느 날 몸속에서 움찔거리는 힘을 느꼈습니다. 움찔거림이 커질 때마다 느껴지는 떨림이 꽃을 피우던 기억도 다 잊었는데 자꾸 수액을 끌어올렸습니다.  겨울은 모질게 추웠으나 나뭇잎 당겨 덮고 눈 끌어모아 아무도 모르게 땅속으로 길을 냈습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속도로 깨어나는 기억 봄볕이 유난히 곱던 날 누군가 반가운 소리로 나를 불러주었습니다.  그제야 내가 매화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https://youtu.be/M9PXZLv_JjU?si=iQ9.. 2025. 3. 1.
아버지의 에움길 / 문보근 (영상글 첨부) ♥ 아버지의 에움길 / 문보근 ♥ 아버지가 달이라면 낮달이십니다하늘에 떠 있어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외로운 달,그러나 지금은 밤 달이십니다모두가 바라보는,.."얘야 오늘 나하고 술 한잔 하자"퇴근 준비하고 있는데아버지께서 전화를 걸어 오셨습니다"아버지,지금 술이라고 말씀하셨나요?"  나는 놀란 마음으로 되물었습니다사실 아버지는 술 한잔도 못하시는 분이셨습니다그런 아버지가 술 얘기를 꺼내시다니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나는 아버지께달 려갔습니다 아버지가 나를 기다리고 계신 곳은허름한 선술집 한쪽 구석이었고벌써 소주 한병을 다 비우고 두번째 소주병을기울이고 계셨습니다 "아,아버지!"나는 아버지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아버지는 술이라면 지나치실 정도로거부 반응을 보이셨던 아버지가오늘은.. 2025. 3. 1.
작은 이미지 모음 2025. 3. 1.
봄 날 / 詩 김주옥 (영상시 첨부) ♥ 봄 날 / 詩 김주옥 ♥ 무엇이 이토록 아름다울까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아그대를 보면 눈이부셔 눈 먼사랑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 무엇이 이토록 목숨을 뛰게 할까온 몸으로 흐르는 봄의 전율땅속 깊은 곳에서새싹이 솟구치는 소리 아가의 부드러운 살갗 닮은햇살의 표면똑똑똑 대지를 노크히는 손혼곤히 젖은 나무의 밑동 바람이 불어도 좋아라눈보라가 쳐도 좋네천둥 번개도감읍하여 눈을 감고해맑은 하늘의 얼굴을 보며웃음 짓네 봄이네 보고 또 보아도 좋은 봄https://youtu.be/u9FCgSRL-GY?si=yMW45LmDOoZL7aCa 2025. 2. 28.
[감성수필]아버지 / 이 진 숙 (영상글 첨부) ♥ [감성수필]아버지 / 이 진 숙 ♥ 결혼을 앞둔 아들이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결혼식 날은 다가오는데,병원에 누워있는 아들을 보니 마음엔 먹구름이 드리운다.안타까움에 한숨짓고 있는데,가까이 살고 있는 막냇동생이 달려왔다.잘 보는 점집이 있다며 거기라도 한번 가보자고 한다.답답한 마음에 귀가 솔깃해졌다.점집에 들어서자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신당이 눈에 들어왔다.짙은 향냄새가 코를 찔렀다.순간 머뭇거리며 뒤돌아서자 점집 주인이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아버지가 돌아가셨냐고 묻는다. 얼떨결에 그렇다고 했다.그러자 아버지가 뒤에 따라 들어오신다고 한다.나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아무도 없었다.이름까지 부르며, “너 만나길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손에 지문이 다 닳아 없어질 지경이다.”라며 눈.. 2025. 2. 28.
고맙소 / 詩 이중환 (영상시 첨부) ♥ 고맙소 / 詩 이중환 ♥ 먼 길 걸었다외진 길 홀로 걷다가 오싹 소름 돋을나 하나는 너무 외로웠다 서서히 스며든 바람은 버릴 것이 아니었다아교같이 접착력이 좋다는 밀포드 사운드의녹색 홍합을 욕심낼 때처럼결코 헛된 욕심은 아닌 것 같다 해는 어떤 무기를 써도 정복되지 않는 것같이되는 것은 되고 안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지만캄캄한 길 위에 등불을 밝히듯여명처럼 밝아오는 새벽빛 소중한 그대여유로운 저녁 만찬을 소리 없이 함께해도 좋은 그런 날들을 같이한다는 것대 보름 달처럼 크고 환하게 다가온 당신고맙소https://youtu.be/iIyiKVErwlc?si=q3eQNmw3-dzlp_nP 2025. 2. 27.